젓갈은 인류가 식품 저장이라는 생존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음식이다. 염장한 생선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면서 짭짤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을 내는 액체가 생기고, 이는 음식의 풍미를 더해주는 조미료로 자리잡았다.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남부 유럽, 아프리카 해안 지역까지 젓갈은 지역 특유의 재료와 기후에 맞추어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왔다.동남아시아에서 젓갈은 단순한 조미료가 아니라 음식문화의 정수다. 베트남의 느억맘(Nước Mắm), 태국의 남플라(Nam Pla), 필리핀의 파티스(Patis)는 모두 잘게 썬 멸치 또는 정어리를 소금과 함께 항아리에 넣고 수개월 발효하여 만든다. 이들 모두는 “소금+생선+시간+햇빛”이라는 단순한 공식을 공유하면서도, 각기 다른 풍미, 염도, 향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