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곤에서의 마지막 날, 일정은 갑작스럽게 비었다.원래 예정된 업체 미팅이 취소되면서, 오후부터 호텔방에 혼자 갇혀 있었다.창밖으로는 더운 바람과 오토바이 경적만 들렸고,낮잠도, 메일도, 방 청소도 이상하게 진이 빠져 더 할 수 없었다.그때였다.며칠 전 만난 현지 파트너 나잉(Naing)이 연락해왔다.“혼자 계시면, 저녁에 우리 집으로 오세요. 아버지가 요리하셨어요.”갑작스러운 초대였지만, 나는 두말 없이 택시를 불렀다.아무런 약속 없는 오후보다, 초대받는 따뜻한 저녁이 더 사람을 살게 했으니까.나잉의 집은 양곤 외곽의 조용한 주택가에 있었다.벽돌로 지은 2층집, 발코니에는 아이들의 작은 운동화들이 말라 있었다.집 안에서는 양파를 볶는 소리와, 코코넛 밀크 특유의 달콤한 향이 흘러나왔다.“오늘은 Ohn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