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식탁은 조용하지만 강렬하다. 겉보기엔 단출하고 소박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식민지 시절의 상처, 군부 통치의 흔적, 불안한 정세 속에 피어난 민중의 생명력이 깃들어 있다. 거리의 노점상, 시골 마을의 나무 밑 평상, 사원 옆 작은 찻집까지. 미얀마의 한 끼는 그 나라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우리는 오늘, 양곤의 한 조용한 오후, 맥주 한 잔을 곁들인 다섯 가지 음식 속으로 들어간다.### 1. 라페톡(Laphet Thoke) – 씹을수록 깊어지는 발효의 향라페톡은 발효된 찻잎을 주재료로 하는 미얀마 전통 샐러드로, 땅콩, 콩, 마늘, 마른 새우, 토마토 등을 잘게 썰어 넣어 비빈다. 처음에는 차잎 샐러드라는 개념이 낯설지만, 한입 베어물면 입안에 터지는 감칠맛이 병아리콩으로 만든 미얀마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