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이라는 건 늘 낯선 시간의 조각을 흘리며 살아가는 일이다. 그날도 그랬다.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한 건 1월 말, 설 연휴 직전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Tết Nguyên Đán, 그러니까 음력 설인 ‘뗏’ 명절의 첫날이었다.처음엔 아무 생각 없었다. 현지 미팅만 잡히면 어느 도시든 큰 차이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하노이에 발을 디디자마자 분위기가 이상했다. 거리엔 자동차가 거의 없었고, 택시도 잡히지 않았다. 카페며 식당은 불이 꺼져 있었고, 호텔 직원은 머쓱한 미소로 말했다.“Sorry, sir. Tết mà.”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다. 하지만 며칠 후 나는 그 말을 잊지 못하게 됐다.---전 국민이 멈추는 시간Tết는 단순한 연휴가 아니다. 베트남 전체가 숨을 멈추는 시간이다. 하노이의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