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쌀 생산지이자 소비지이다. 이 지역의 대부분은 벼농사를 중심으로 한 농경 문명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이는 식문화에 결정적 영향을 주었다. 밀보다는 쌀이 주된 탄수화물 공급원인 이 지역에서는, 당연히 면 요리도 밀가루보다 쌀가루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쌀국수’라는 이름 아래 묶이더라도, 각국의 쌀국수는 기원, 맛, 재료, 심지어 먹는 방식까지 완전히 다르다. 이 장에서는 베트남,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필리핀 등 주요 동남아 국가의 쌀국수를 비교하며, 그 속에 담긴 문화적 다양성과 역사적 흔적을 살펴본다.베트남의 쌀국수 문화는 가장 체계적이고 다양하게 발전했다. 그 중심에는 퍼(Pho)와 분(Bún)이 있다. 퍼는 프랑스 식민지 시기 ..